시월
시월의 집
안방에 해가 너무 안들어서 작은방이랑 바꾸고 침대를 창가에 놓았다.
없는 살림이지만 요리조리 배치를 바꿔보는데 창가를 좋아하다보니
식탁이고 책장이고 다 창가에 몰려있고 나머지는 텅텅
작은 그림도 여기 저기 붙여보고
식탁은 나무가 더 잘보이는 왼쪽 창문 앞으로 옮겼다.
창가에서 보내는 시간들
심심하니까 부지런히 외출
공원에 가기 전에 공원 근처에 있는
커스터드 아이스크림 집에 갔다.
진열되있는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게 아니라 주문을 하면 바로 만들어줘서 신기했다.
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라서 몇 번 갔는데 특별한지는 모르겠고 야외에 앉아서 먹는 재미가 있음
아이스크림 먹으러 와서 신남
잠깐이지만 아빠랑 논다고 신난 2
우리가 자주 갔던 카페에 오빠도 데려갔다.
지아가 좋아하는 호박머핀이랑 커피 시켜서 먹고
방금 구웠다고 서비스로 주신 빵도 또 먹고
여기 피치레모네이드도 짱맛있다.
조금 놀다가 오빠는 공부하러 가고
우리는 YMCA로
짐네스틱 어쩌구 써있길래 체조 배우는 프로그램인줄 알고 기대하고 갔는데
그냥 짐네스틱 하는 공간만 개방하는거였다. 좀 업그레이드된 짐보리PG 느낌?
그래도 2는 너무 좋아하면서 날라댕김
왠만하면 간식을 챙겨서 나간다.
이 날은 옥수수랑 수박
여기는 옥수수밭으로 유명한 곳이라 사봤는데 옥수수 진짜 맛있다.
아무것도 안 넣고 쪄도 엄청 달고 상큼하게 톡톡 터져서 과일 먹는 느낌
밖에 나오니 어둑어둑
잘 놀았다.
집에와서는 같이 치킨까스 만들어 먹었다.
고사리 손으로 빵가루 조물조물
돌아 온 주말, 주말인데 어디라도 나가야지하고
캠퍼스 안에 있는 갤러리 구경하러 갔다가
피자먹으러
사진 찍고 보니 표정 뭐야
빨리 좀 들어오라고 째려보는 중인데
너무 깜찍한거 아니니 풉
소고기 진짜 많이 먹는다.
싸고 맛있고 간편하고
난 원래 돼지고기파인데 한우는 너무 마블링이 많아서 안 맞는거였나봐
미국 소고기는 좀 더 담백하고 고소한 느낌
한국가면 등급 좋은거 말고 싼 부위로 찾아먹어야겠군
근데 아빠가 사주는 얇고 기름지고 보드라운 소고기도 너무 먹고싶다.
우리 아빠는 우리 먹이는데 만큼은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 몇십만원치 왕창 사와서는
배터질만큼 구워줘서 먹는 게 힘들정도였는데
떠나기 며칠 전에 먹었던 그 소고기가 떠오르네
보고싶다 아빠 엄마
반짝이는 너의 새 운동화
자기 언니 되면 불 들어오는 운동화 꼭 사달라고 졸랐었는데
마트에 갔다가 발견해버려서 사줬다.
좀 딱딱하고 불편해 보이는데 너무너무 편하고 좋단다.
일주일에 서너번은 가는 YMCA
자유수영 시간에 들어가서 놀다 나오는데 과일만으론 배고파해서
간단히 도시락 싸서 냠냠
YMCA에 안 가는 날엔 주로 도서관에 간다.
책도 보고 놀이공간에서 이것 저것 가지고 놀다가
샌드위치도 사 먹고
하늘은 화창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
눈도 왔다. 허
이제 유치원가서 친구들이랑 놀고싶다는 지아의 말에 눈여겨 보았던 유치원 두 곳을 투어 해보고
셋 다 만장일치로 한 곳을 선택했다.
출국하는 날이었나
가서 애 잘 챙겨주라고 쬐그만 게 제일 힘들거라고 했던 아빠말이 너무 와 닿아서
어찌됐든 지아가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지낼 수 있길 바랬다.
그래서 유치원도 아이가 원하는대로 언제든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는데
항상 내 걱정보다 잘 해내는 거 같아 대견한 마음
적응기간이라 잠깐씩이지만
자유시간이 생겨서 동네까페도 가 보고
김에 참기름 바르고 소금 뿌려가며
드라마도 봤다.
나의 아저씨 볼 때 마다 감탄! 너무 재밌다. 흑흑
아이유가 자꾸 지안이로 보여
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음
날 추운데 요새 꽂힌 얇은 핑크잠바를 입겠다길래
응 나갔다와보고 결정해
하고 베란다행
10/15
창 밖이 이상해서 내다보니
노을이 지고 있었다.
그 동안 뭐 바쁘다고 노을지는 거 구경할 새도 없었나싶다.
앞으로는 많이 많이 봐둬야지.
주말에는 동네 한 바퀴 산책도 했다.
어디 멀리 안나가도 재밌게 잘 노는구나
더 추워지기전에 산책도 많이 해야지
이 날은
한국식 치킨을 파는곳이 있다고 해서 가 보았다.
미국와서 먹은 음식이 다 별로였어서 기대 안하고 갔는데
막상 주문하고 기다리다보니 설레여오는 마음
다행히 너무 맛있었다
드디어 맛집을 찾는구나 (감격)
유치원에 막상 가 보니 많이 어색했는지 유치원에 있는동안 자기는 아무 말도 안 했고
놀이터에서도 혼자 놀았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신경쓰여서 몇 번 지켜보았었다.
주머니에 손 넣고 땅만 보고 혼자 어슬렁 거리는 모습을 직접 보니 마음이 아팠었는데
이 날은 지아가 가니 친구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더니 빙그르르 돌다가 지아가 주저 앉으면 다 따라서 앉고
또 일어나서 손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놀더라. 처음으로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본 날이었다.
친구들한테도 고맙고, 신나게 노는 모습에 주책맞게 코끝이 시큰해지던
시카고에 여러 박물관들이 있는데 한달에 한 번씩
일리노이 거주자 무료입장이 되는 날이 있어서 간식 싸들고 당일치기로 다녀왔다.
지금 찾아보니 과학산업박물관은 1년에 52일이나 무료구나
암튼 우린 시카고랑 비교적 가까우니 혜택 받아서 하나 씩 다녀보기로 했다.
처음 찾은 곳은 필드 자연사 박물관.
가까이서 보면 예쁘지만
멀리서 보면 너무 많아서 좀 징그러웠던 새들.
칸칸이 있는 커다란 벽면들을 가득채우고 있었다.
정말 많은 동물이 있었는데 난 공룡뼈 보다
이 동물들이 진짜를 박제한 거라는 사실이 더 신기했다.
굉장하면서도 안타까운
문 닫는 시간까지 열심히 구경하고
조선옥에서 저녁 배불리 먹고 집으로
10/22
갑자기 따듯했던 날
공원으로
처음 가 본 공원이었는데
너무 좋았다.
빨리 현재진행형으로 올리고 싶은데
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구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