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시 겨울
날이 좀 풀리나 싶더니 다시 추워졌다.
그저께는 영하 18도, 어제는 영하 15도, 오늘 아침은 영하 12도
지아는 눈이 왔다고 신나서 나가 뒹굴었는데
잠깐 놀았는데도 손등이 다 부르터버림
호수도 다시 꽁꽁
엄청 추웠는데 꽤 오래 놀았다.
어린이들은 정말 대단해..
보험청구서류 보내러 우체국갔다가
도서관에 오빠 떨궈주고 교회로
끝나고 근처 카페로 데이트으
엄청 맛있었던 케이크으-
여기는 베이커리를 못하는건지 내 입맛에 안맞는건지 (아님 여태 못찾은건지?)
빵들이 다 퍽퍽하거나 엄청 기름지고 아니면 설탕 쏟아부은 듯 달고 그랬는데
딱 적당하게 맛있는 케이크였다.
카페라기보단 식사메뉴가 대부분인 곳이라 커피 시켜놓고 여유롭게 앉아있을만한 분위기는 아니지만
맛있고 빈티지해서 좋았다.
다음엔 배고플 때 와서 브런치 먹어봐야지
바람이 엄청 매서웠다.
외투를 단단히 여며입고 다음은 빈티지샵 구경
서로 이것 좀 봐봐 이쁘지하면서 조심조심 구경하고 나오다가 브로슈어를 챙겼는데
이쁜 거 좋아하는 딸내미가 자기도 갖고 싶다고 한 장씩 따라 담다가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.
빈약해 뵈던 테이블이 흔들리면서 위에 있던 쟁반같은 게 휘청거리길래 급하게 잡았는데
그 뒤까지 충격이 가서 물건 하나가 깨져버린 것
너무 당황스러워서 계속 사과하고나서 변상하려고 계산대앞에 서 있는데
어느 분이 주인 앞에 돈을 올려놓더니 지아에게 눈을 맞추고 웃으면서 "Be careful" 하고는 자리를 떠나셨다.
나에겐 테이블이 휘청거리던 때 만큼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
처음엔 대신 지불해주는건지도 모르고 어벙하게 있다가 주인아저씨의 반응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.
고마운 마음과 함께 진작 알았다면 괜찮다고 사양했을텐데 하고 밀려오는 민망함
얼른 정신차리고 멀찍이서 가게를 둘러보던 그 분께 다가가 감사인사를 전했다.
당황해서 평소보다 입을 더 꼭 다문 지아에게 장난도 치고
연신 다정하게 웃어주던 윌리엄 할아버지
실수과 잘못은 구분할 줄 아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
순간 욱하는 마음에 화를 낼 때가 많다.
오늘도 화를 내거나 입을 꾹 다물고 냉랭한 분위기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.
그럼 지아는 한참 풀이 죽어 있다가 엄마 내가 잘못해서 미안해요 하겠지
다행히도 깨진 물건이 비싼건 아니었지만, 할아버지 덕분에 빨리 정신 차리고
잔뜩 얼어있는 지아를 안아줄 수 있었고 화를 내고 후회할 일도 생기지 않았다.
괜히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 울컥하기도 했다.
그리고
아무리 조심성 많은 아이라도 이런 곳엔 나혼자와야지 반성도 하고